지프 ‘올 그랜드 체로키 L’ 시승기 – “그래도 애는 착햐~”
- 자동차 시승기
- 2021. 12. 14. 10:46
11년만의 변화. 투박함을 벗은 그랜드 체로키
Jeep 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을 시승해보고 왔다. 11년만에 새로워진 그랜드 체로키는 투박한 미국차의 이미지를 벗어나 세련되고 고급스러움을 갖추었고, 3열까지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분명 그랜드 체로키가 잘하는 부분과 함께,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시승한 모델은 오버랜드 모델(7,980만원) 로, 서밋 리저브( 8,980만원)와 비교해 외형상 약간의 차이와 주행편의사양 및 시트구성에 차이가 있었다.
세련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정말 새로워졌다. 투박함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Long 을 의미하는 그랜드 체로키 L 의 ‘L’ 이 ‘Luxury’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만큼, 고급스러워졌다. 그랜드 왜고니어(Grand Wagoneer) 의 디자인을 계승했다는 점과 샤크노즈 이미지가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만들어주며, 프론트의 세븐슬롯 그릴은 넓어졌으며, 크롬 장식은 서밋 리저브와 비교해 조금 적게 들어간 모습이 눈에 띄며,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역시 이전 모델보다 슬림해졌다. 또한, 3열까지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전체적인 볼륨감이 꽤 있는 모습이다.
실내로 들어오게 되면, 정말 놀라운 모습이다. 일단, 네모난 형태로 새롭게 바뀐 Jeep 의 로고가 눈에 띄며, 10.1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10.25인치 계기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여기에 전자식 변속버튼과 차고조절 버튼 및 터레인모드 버튼 등이 이 차량의 성격이 도심주행용 SUV 만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고, 가죽시트 등 전체적인 구성이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워즈오토(WardAuto) 선정 베스트 10 인테리어 상을 수상할만했다.
여기에 매킨토시(Mcintosh) 사운드 시스템이 상당히 풍부하고 섬세한 음질을 보여주는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인포테인먼트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느껴졌다. 인포테인먼트의 반응 속도가 생각보다 느렸다.
특히 터널을 지날 때에 화면 밝기가 바뀌지 않아 상당히 눈이 부셔서 운전에 방해가 되는 수준이었으며, 전후방 카메라의 화질 역시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지만, 연산처리 속도가 느려 화면이 끊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 등이 인포테인먼트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여유로운 공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에서는 여유로운 3열 공간이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그냥 3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성인이 타고 다니기에도 편안한 여유로운 공간이며, 트렁크 공간은 490리터에서 최대 2,390리터까지 확장이 가능해 공간의 여유로움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만약 서밋 리저브를 선택한다면, 6인승 시트로 더욱 여유로운 공간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여유로운 공간과 고급스러워진 실내 인포테인먼트 등은 칭찬할 만하지만, 답답함이 느껴지는 점이 조금 아쉬웠으며, 파워트레인과 승차감 등에서의 장단점 역시 확실했다.
아쉬움이 남는 파워트레인과 역시! 라는 확신의 핸들링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에는 예전부터 꾸준히 사용해왔었던 286마력, 35.1kg.m의 3.6리터 V6 펜타스타 엔진과 함께 8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있다. 출력만 놓고 보면, 요즘 경쟁모델과 비교해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다. 분명 신차인데, 엔진은 10년이 넘게 그대로이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 사용한 엔진이라면 세팅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다.
급가속시 변속기가 제때 변속을 못하고 굼뜬 모습으로 클러치 슬립이 발생하는 모습이나, 감속시에도 바로 기어를 낮춰줘야 하는데 한참을 잡고 있는 모습 등, 똑똑하지 못한 변속기의 동작과 엔진의 궁합이 속 시원하지 못했다. 여기에 고속도로에서의 연비 또한 6km/L 정도를 살짝 넘는 수준으로 효율도 뛰어나다고는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즉, 운전자가 가속을 할지, 감속을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핸들링 감각이나 승차감 등은 정말 뛰어나다. 참고로, 수동모드로 변속할 때에는 움직임이 좋다. 차가 멍때리는 경우에는 사람이 똑똑해야 하는 상황이 필요한 것이다.
쿼드라 트랙 II 4WD 시스템은 도심주행은 물론이고 오프로드 주행까지도 뛰어난 그립주행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에 사용된 에어서스펜션이 승차감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는데, 요철을 지날 때에도 1열과 2열을 지나, 3열까지도 꽤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주었으며, 차고를 100mm 넘게 올려주며 노면상태에 따라 터레인모드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노면상황에서도 좋은 승차감을 보여준다. 또한, 노면에 따라 빠른 에어서스펜션 세팅을 빠르게 바꿔주는 만큼 주행감각이 탁월하다. 변속이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요철을 지나갈 때에도 스티어링휠로 충격이 따로 전해지지 않는 등, 핸들링 감각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전체적인 승차감과 핸들링 감각이 매우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어느 길이든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길도 가야 해? 그래~ 가자~ 뭐 어때~ Why not?!” 하는 느낌이다. 도심에서부터 오프로드까지 그랜드 체로키가 가지 못할 만한 곳은 좁은 주차장을 빼고는 거의 없다.
총평 : ★★★★☆
세련된 실내외 디자인과 편의 및 안전사양들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인포테인먼트의 느린 반응속도와 함께, 파워트레인의 궁합이 좋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승차감은 매우 편안하고, 핸들링 감각도 아주 탁월해 이 차량에 대한 판단은 복잡하다. 전체적으로 파워트레인과 효율을 끌어올린다면 더욱 매력적일텐데 하는 생각과, 바로 이전의 80주년 그랜드 체로키를 사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오버랜드와 서밋 리저브의 가격차이가 천만원인데, 오버랜드에 매킨토시 같은 고급사양을 살짝 빼고,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여 시장성을 갖추는 것과 함께, 아예 제대로 럭셔리하게 5.7리터 HEMI V8 엔진이 들어간 풀옵션 구성을 갖추는 전략을 갖추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짜 SUV. 그냥 도시에서만 타는 샌님 SUV 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떠날 수 있는 진짜배기 SUV 라는 점에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뛰어난 핸들링과 승차감의 그랜드 체로키는 굼뜬 파워트레인만 좀 개선되면 더 좋겠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충청도에 이런 말이 있다. 조금 모자란데 나쁘지는 않은 친구에게 하는 약한 욕. “그래도 애는 착햐~”
<추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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