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그랜드 세닉(Scenic) 시승기 – 실용성에 세련미를 더하다
- 자동차 시승기
- 2019. 11. 18. 12:00
실용적이면서 세련된 MPV 세닉(Scenic)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면서, 많은 짐을 실어야 하고, 차량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세련된 디자인까지 가져야 한다면 어떤 차량을 추천해야 할까? 국내에는 없어서 정말 탐나는 차량이 하나 있다. 바로, 르노(Renault) 의 세닉(Scenic) 이다. 조용하고, 안락하고, 넓은 공간에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는 화개장터처럼 실용성을 갖춘 세닉은 수려한 외관 디자인까지 더해져서 참 만족스러운 차량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세닉(Scenic)은 1996년에 선보였던 MPV 로, 에스파스와 비교해서는 조금 작은 컴팩트한 차체를 보이고 있지만, 조금 더 저렴한 MPV 인데, 시승을 한 모델은 이전의 세닉 대비 조금 더 커진 휠베이스와 짧은 리어 오버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실내공간이 엄청 넓다. 마치 밴으로 착각을 할 정도로 넓은 공간을 갖춘 세닉은 MPV 라는 말 그대로, 정말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닉(Scenic)은 어떤 차량인가?
세닉의 목적. 바로, MPV 이다. 이름대로 다목적 차량인데, 에스파스에서부터 시작된 르노만의 실용성이라는 철학이 강조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차량을 이해할 때에는 파워트레인과 함께 연결되는 퍼포먼스보다는 공간과 편의사양. 그리고, 안전사양 등에 집중을 해서 이해를 하는 것이 좋다. 모든 차량이 넓은 공간을 보이면서, 페라리만큼의 가속성능 및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아니고, 경차만큼의 경제성을 보이는 것이 아니며, 고급 세단만큼의 고급스러운 승차감을보이는 것도 아니고, 오프로드를 마음놓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닉은 웬만한 도로 환경을 웬만해서는 다 잘 달릴 수 있고, 웬만해서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다닐 수 있을 만큼의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세닉이란, 바로 그런 차량인 것이다. 하지만, 미리 말해두어야 할 점이 있다. 이렇게 실용적이고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차를 타고 다닌다면, 보통은 ‘셔틀’ 이 된다. 세닉은 셔틀에도 적합하다.
세련된 디자인 감성
외관에서부터 풍겨오는 세닉의 디자인은 상당한 세련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냥 단순하게 매끈하게 생겼다는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보여주는데, 흔히 미니밴이라고 하면, 커다란 차체와 공간을 학보하기 위한 깍두기스러운 외관 디자인을 떠올리기 쉬운데, 미니밴답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르노(Renault) 만의 로장쥬 엠블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와이드함과 엣지있는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A필러가 상당히 낮아서 전면유리가 상당히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이 날카로운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천장 높이가 낮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그리고, B 필러를 지나 트렁크로 오는 라인의 마감 역시 상당히 고급스러운데, 자칫 어설프거나 엉성해질 수 있는 마무리를 아주 깔끔하게 해냈다는 점이 시원하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온 듯한 상쾌함마저 느끼게 해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뭐 이런 차가 다 있지? 싶을 정도로 도깨비 방망이 같은 환상적인 공간활용에 놀라게 된다. 서랍식 글로브 박스, 움직이는 센터콘솔, 그리고, 센터콘솔의 깊은 공간은 실용성을 강조한 프랑스 차량답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철학이 다른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실용성을 강조하다보니, 세닉의 실내 소재는 고급스럽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라인이 인상적이다. 고급스러운 빛으로 감싸주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함께, 익숙한 르노의 인포테인먼트 패널은 사용하기게 크게 불편함은 없다. 다만, 클리오(Clio) 처럼 새롭게 바뀌었으면 하는 점은 있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헤드룸 공간은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었으며, 시야확보를 위해 A 필러 사에 위치한 조그마한 창은 골목길에서도 안전을 위한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넓은 유리창 덕분에 채광이 좋아 기분좋은 햇살을 느끼며, 마음까지 여유로워질 수 있다.
그렇다면, 상당히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이 세닉의 파워트레인과 주행감성은 어떨까?
다운사이징의 끝판왕인가?
세닉(Scenic) 에는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인 1.3 TCe 엔진이 들어가 있으며, 7단 EDC 를 조합하여 140마력, 240Nm 의 토크를 보이고, 192km/h 의 최고속도를 자랑한다. 사실, 제법 큰 사이즈의 세닉을 너무나도 가볍게 툭툭 치고 나가길래 “이 차는 디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1.3리터의 아주 작은 배기량을 보이고 있고, 절대로 배기량이 작아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놀랍게도 고속주행시에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으며, 언덕길에서도 토크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엄청나게 많은 짐들을 다 싣고 다녔는데도 말이다.
전장 4,634mm, 전폭 1,866mm, 전고 1,655mm 의 사이즈를 보이는 세닉의 프론트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이 들어가 있고, 리어에는 세미 리지드 액슬이 들어가 있는데, 프랑스 시골길의 작은 요철을 지나면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편안함 그 자체였는데, 이는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할 때에 더 잘 느끼게 된다. 여기에 스티어링휠을 붙잡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 이 차가 제법 덩치가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고급스러운 핸들링 감각은 누구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목적 차량이지만,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 자체는 정말 탁월했다.
그리고, 실내에서는 상당히 정숙한 편이었는데, 보닛 끝에 거니플랩이 달려있어서 에어로다이나믹에 대해 고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50km/h 이상에서의 속도에서는 아무래도 풍절음이 조금 들리지만, 이 차는 스포츠카가 아닌, 많은 사람을 태우고 달릴 수 있는 다목적 차량이기에 문제삼을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세닉에는 많은 수납공간과 넓은 실내공간 뿐 아니라, 안전을 위한 차선 유지보조(LKA), 차선 이탈경고(LDW),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후측방 경고(BSW), 오토 하이빔(AHL) 및 주차센서 등이 들어가 있어서 탑승객을 위한 안전성 향상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세닉 역시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온다면 MPV 를 찾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가격도 매력적이어야겠지만, 차량 자체는 상당한 매력을 보여준다. 매끄러운 디자인과 넓은 실내공간과 많은 수납공간. 실용성을 강조한 차량이면서도 드라이빙의 기본적인 철학과 안전사양까지 모두 갖춘 세닉은 르노의 다양하고 촘촘한 라인업 중 하나로, 가족들을 위한 최고의 차량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총평 : ★★★★☆
애들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편안한 차, 가족들이 함께 편하고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차를 찾곤 한다. 아재가 되면 이해한다. 세닉은 아재들이 이해해줄 수 있다. 1.3리터의 작은 배기량의 엔진이 힘도 좋고, 연비도 좋을 뿐 아니라, 매년 내야 할 자동차세의 부담도 줄여주어 참 매력적이다. 아쉬운 점은 아직 예전의 인포테인먼트 패널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과 플라스틱이 고급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내장제. 그리고,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선택한다는 것은 철모르는 어릴 적 기준과, 제법 늘어난 뱃살만큼 철이 든 나이에서 그 기준들이 달라진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동차는 그 목적들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모두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운동을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각자 잘하는 것이 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세닉(Scenic)은 확실하다. 실용성. 실용성을 갖춘 패밀리 미니밴을 찾는다면 세닉이 정말 좋다. 착한 가격으로 국내에 들어온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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