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지나도 여전한 지프(Jeep)의 매력은?
- 자동차 뉴스
- 2026. 11. 6. 14:21

30년이 지나도 트렌디한 '체크'
- 밀라노가 주목한 '지프다운 디자인'
- 기능에서 출발해 스타일이 된 '체크'
- 85주년 에디션에 적용된 체크
오래된 디자인이 다시 멋있어지는 순간이 있다. 과거 컬렉션의 패턴이 새로운 옷에 등장하고, 수십 년 전 가방의 실루엣이 오늘의 옷차림과 어우러진다. 샤넬, 디올, 루이비통 같은 하이패션 브랜드가 과거의 아카이브에서 오래된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자신들만의 디자인 언어를 현재의 취향으로 다시 제안하기 위해서다.
자동차에서도 이런 감각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있다. 올해 탄생 85주년을 맞은 지프다. 세븐 슬롯 그릴과 사다리꼴 휠 아치, 랭글러의 각진 실루엣은 오랜 시간 쌓아온 지프의 시각적 자산이다.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받아들이면서도, 한눈에 지프임을 알아보게 만드는 요소는 이어간다. 브랜드의 과거가 오늘의 디자인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것이다.

밀라노가 주목한 것 역시 ‘지프다운 디자인’
이러한 디자인의 힘은 올해 밀라노에서도 인정받았다. 지프는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ADI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린 ‘2026 카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 디자인 언어’ 부문을 수상했다. 특정 신차 한 대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상과는 결이 다르다. 이 부문은 브랜드 전체 제품군에 걸쳐 디자인 언어를 얼마나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지를 평가한다. 심사위원단은 지프가 기원에 충실하면서도 세븐 슬롯 그릴과 사다리꼴 휠 아치를 재해석해 모험과 자유의 상징으로 발전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패션으로 치면 시즌마다 다른 컬렉션을 선보여도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실루엣과 패턴, 작은 디테일이 하나의 언어를 이루듯, 지프 역시 고유의 조형 요소로 브랜드를 설명한다.

1990년대의 체크가 오늘의 지프에 앉았다
랭글러·글래디에이터 85주년 기념 에디션은 이러한 아카이브 활용법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실내의 플래드(Plaid) 체크 패턴이다. 1990년대 랭글러를 떠올리게 하는 체크가 가죽과 직물을 조합한 시트 위로 돌아왔다. 체크는 패션에서 익숙한 언어다. 색과 간격, 소재의 조합에 따라 클래식해지기도, 경쾌해지기도 한다. 지프의 실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능적인 공간에 패턴이 들어오면서 표정이 달라진다. 당시의 랭글러를 기억하는 이에게는 반가운 디테일이고,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개성 있는 스타일이다.

이 지점에서 아카이브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과거를 알아야만 즐길 수 있는 디자인에 머물지 않고, 지금의 눈으로 봐도 갖고 싶은 디자인이 된다. 하이패션 브랜드가 오래된 패턴과 실루엣을 오늘의 컬렉션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대시보드와 시트 태그, 기어 노브, 컵홀더 등에 배치한 85주년 로고와 배지는 이를 완성하는 작은 서명이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고, 손을 뻗는 순간마다 기념 에디션의 디테일을 발견하게 된다.

기능에서 출발해 스타일이 된 선과 면
지프의 디자인은 처음부터 멋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1941년 군용 차량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형태의 바탕에는 기능이 있었다. 거친 지형을 달리고 장비를 싣는 데 필요한 구조가 차의 인상을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형태는 다른 의미를 얻었다. 각진 차체는 강인함을, 도드라진 휠 아치는 험로를 달리는 능력을 떠올리게 한다. 랭글러의 탈착식 도어와 지붕은 차를 사용하는 방식까지 바꾼다. 풍경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바람과 햇빛을 직접 느끼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기능이 형태를 만들고, 그 형태에 경험과 기억이 쌓이며 스타일이 됐다. 오늘날 지프가 아웃도어와 여행,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화이트 위에 더한 색과 질감의 차이
85주년 에디션의 외관은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화이트 차체 위에 블루 아가베 컬러 배지와 장식, 스틸 옥사이드 컬러 휠, 브론즈 컬러 견인고리가 어우러진다. 익숙한 실루엣 안에서 색과 질감의 조합으로 새로운 인상을 만든다. 큰 로고 하나보다 소재와 부자재의 차이가 옷의 분위기를 바꾸듯, 기념 에디션의 특별함도 곳곳에 배치된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실내의 체크 패턴부터 외관의 컬러 포인트까지 하나씩 살펴볼수록 기본 모델과 다른 표정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 바탕에는 지프의 주행 능력이 있다. 국내에 선보이는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 85주년 에디션은 모두 루비콘 트림을 기반으로 한다. 험로를 달리기 위한 성능 위에 기념 에디션만의 스타일을 더했다. 화이트 컬러로 랭글러 20대, 글래디에이터 10대만 한정 판매하며, 지프 네이버 공식 스토어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오래된 것을 오늘도 원하게 만드는 힘
브랜드의 나이가 곧 디자인의 매력이 되지는 않는다. 과거의 어떤 요소를 남기고,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다시 보여줄 것인지에 따라 아카이브의 가치는 달라진다. 지프의 85주년 에디션은 그 오래된 디자인 언어를 체크 패턴과 새로운 색, 세심한 디테일로 다시 꺼내 보인다. 오랜 팬에게는 익숙함을, 새로운 고객에게는 발견의 즐거움을 건넨다. 85년의 역사가 오늘의 스타일이 되는 순간. 지프의 아카이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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