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충전소로, 미국은 주유소로. 한국은?
- 자동차 칼럼
- 2026. 5. 19. 22:39

같은 상황에서 유럽과 미국, 한국의 다른 선택
유럽연합이 2035년까지 신형 내연기관 차량 금지계획을 번복한 것과는 다르게, 유럽 시장은 지난 1분기 동안 전기차의 상장세가 두드러졌다. 그에 반해 미국 시장은 전기차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두 시장이 매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국-이란의 전쟁으로 휘발유 및 디젤의 가격이 폭등한 것과 함께 ‘보조금’ 이 유럽과 미국 시장이 각기 다른 선택을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주유소로 가는 미국
미국은 휘발유와 디젤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배경을 생각하면 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야 하겠지만, 지난해 9월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한 영향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휘발유 차량으로 돌아섰고, 전기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상태다.
이로 인해 2025년 한때 10.6% 까지 기록했던 전기차 점유율은 현재 5.8% 정도를 보이는 상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매우 독특한 ‘수요의 역설’ 을 보이고 있다. J.D 파워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고유가의 영향으로 소비자의 26% 가 “다음 차량으로 전기차를 적극 고려하겠다” 며,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지만, 실제 구매로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미국 소비자들이 보조금(세엑공제 혜택)이 사라지는 정책 불확실성과 가성비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져,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게 되고, 대신 하이브리드(H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충전소로 가는 유럽
이란전쟁으로 인해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2026년 1분기에 EU 와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주요 15개 시장에서 BEV 의 등록 대수가 51% 급증해 전기차 시장의 호황을 기록했다. 1분기 동안 유럽에서 5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되었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33.5% 증가한 수치로 전기차 캐즘이 이제 끝나고 본격적으로 전기차의.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전기차 점유율이 28%, 전기차에 소극적이었던 이탈리아는 65%나 급증했다. 이렇게 유럽의 전기차 성장세는 친환경 규제 강화 등의 제도적 압박과 저가 전기차의 출시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이 있다. 유럽의 전기차 점유율의 성장에는 중국산 전기차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까지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은 22% 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에서 2025년 기준 12.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모습인데, BYD 만 보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를 제치고 유럽 전기차 브랜드 판매 3위까지 올라온 상태다.(1위 폭스바겐, 2위 테슬라)

즉, 유럽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저가형 중국 브랜드의 폭발적인 판매량과 유럽 브랜드들의 신차 물량이 맞물려 있긴 하지만,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지배율이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유럽의 전기차 시장 성장의 속내를 살펴보면,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차의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럽은 전기차로 순항 중이지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유럽 현지 공장 설립과 유럽 레거시 브랜드들의 소형 가성비 전기차가 격돌하며 시장의 변화를 꾀하고 있고, 미국은 전기차로의 전환보다 당장의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환경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에서 최고의 ‘가성비’ 를 선택한 것이다. 유럽에는 보조금이 있고, 미국에는 없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각자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한국은?
한편, 한국 시장은 캐즘(Chasm) 현상을 극복하고, 전기차의 성장기를 보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 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단순히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과 비교해 한국의 전기차 보조금은 ‘보조금 설계’ 방식을 통해 시장을 제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LFP(리튬인산철), NCM(삼원계) 배터리에 차등 보조금을 적용하여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는 것과 함께, 타던 내연기관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로 넘어가면 보조금을 더해주는 ‘내연차 전환지원금’ 등 소비자들의 실구매를 유도하는 보조금 설계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만하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선택할만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어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멈칫하고,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와 시장 쟁탈전을 볼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정교한 보조금 설계로 중국차를 견제하는 동시에 보급형 신차 출시로 전기차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저가형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에 안심할 수 없는 주요 전환점이라는 상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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