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서 변속기는 필요할까?

전기차에서 변속기는 필요할까?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많은 부품들이 필요 없다. 사실상 모터만 제어를 하면 되기 때문에 변속기도 필요가 없는데, 보쉬(Bosch)를 비롯한 변속기 제조사에서 전기차에도 CVT 변속기가 있으면 더욱 효율이 좋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과연 전기차에 변속기가 필요할까?

 

다들 변속기가 없을까? 아니다. 포르쉐 타이칸(Taycan)과 아우디 E-Tron GT 의 경우만 하더라도, 리어 모터에 2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있다. 아니, 이 두 차량이 유일하다고 봐야 하는데, 전기차의 경우 가속과 효율, 크루징 및 경량화 등으로 변속기의 필요 없이 전기모터를 제어하는 방식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보쉬에서는 CVT 가 전기차의 효율성을 올려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행상황에 따라서 최대 출력 및 토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CVT 를 사용하게 되면, 전기차의 가속도와 최고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트랙션 제어에 용이해 토크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이야기이다. 기존의 푸시벨트 방식의 CVT 에서 수정된 방식의 CVT4EV 라는 CVT 인데, 효율성이 약 4% 정도 높아져 배터리 팩의 크기를 약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오프로드 차량 등의 성능도 끌어올릴 수 있어 CVT 가 전기차에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 CVT 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율 향상이 약 4% 정도이며, 폭스바겐 e-골프에서 테스트하고 있지만, 상용화에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보쉬 뿐 아니라, 변속기 제조사로 유명한 ZF 에서도 변속기의 사용을 통해 5% 정도 효율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ZF 에서는 2단 변속기를 사용하여 최고속에서의 더 높은 토크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3단까지는 필요 없다고 한다. 2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하이퍼카 수준의 가속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ZF 의 E-모빌리티 사업부의 책임자인 Bert Hellwig 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1% 증가하면, 주행가능 거리가 약 2% 정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모터와 변속기 등의 노하우를 잘 조합하면, 더욱 긴 주행가능거리를 보여줄 수 있는 동시에,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더욱 향상시켜줄 수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전기차에서는 초반의 높은 토크와 최고속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는데, 변속기를 사용하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기차에서 변속기를 적용했을 때의 문제는 3가지 정도다. 비용의 상승과 무게. 그리고, 조금 더 복잡해 진다는 점 정도일 뿐이며, 이런 문제도 곧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전기차의 시대에서도 변속기는 높은 효율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위해 진화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보쉬의 CVT 는 퍼포먼스보다는 효율성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ZF 의 2단 변속기는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더 초점을 두고 만들어지는 등 제조사마다 성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대를 흔히 전희라는 과정 없이 절정에 치닫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라는 ‘탈것’ 은 각각의 목적에 맞춰 각자의 즐거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니, 전기차라고 해서 괜히 재미 없다고 폄훼할 필요는 없다.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 에서의 여우처럼 인지부조화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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