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Ford) 와 중국의 기묘한 동거

728x90
반응형

 

 

중국 자동차를 막을 것이지만, 협력할 것이라는 포드의 역설

- 중국을 막으면서 손을 잡는 것의 의미

- 공산체제가 자본주의 시장을 무력화 하는 방법

-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의 생존 시나리오

 

포드(Ford) 의 회장 빌 포드(Bill Ford) 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관세와 규제에 의존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과 거리를 주고 있지만, 그 보호가 영원하지 않으며, 미국 시장에서 영원히 배제될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의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빌 포드의 모순, 어떻게 중국을 막으면서 손을 잡을까?

빌 포드 회장이 보여주는 모순은 바로 정치적 생존(명분)’ 시장 생존(실리) 사이의 타협점이다. 정치적으로 포드는 중국차의 관세와 커넥티드카 규제를 옹호를 통해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보호하고자 하며, 동시에 CATL 배터리 기술 제휴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 및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고자 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는 약 40% 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급형 전기차의 핵심인 LFP(리튬인산철)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과 단가 경쟁력은 독보적이라 무시할 수 없다. 포드가 자체 기술로 이를 개발하려면 오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 당장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얄미운 중국의 기술이라도 빌려 써야 한다는 것이다. , 기술의 종속을 인정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중국 자본이 들어간 배터리를 배제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포드는 공장 지분은 포드가 100% 소유하고, CATL 에 기술 사용료를 지불하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 기술은 중국 것을 쓰지만, 명목상 미국산 배터리로 인정받아 대당 약 $7,500 의 정부 보조금을 챙기겠다는 실리적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의 무역 장벽은 해결책이 될까?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무역 장벽은 일시적인 시간을 벌어줄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매기고 국가 안보를 이유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를 규제하더라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멕시코나 헝가리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현지 공장을 지어 우회 수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남미, 중동, 동남아, 유럽 등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이를 보고 빌 포드 회장은 그들의 게임 룰 안에서 그들을 이길 준비를 해야 한다, 뼈아픈 경고를 하고 있다.

 

중국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 비결은 공산주의

자본주의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Fair Play)’ 은 기업이 스스로의 책임하에 자금을 조달하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며, 실패의 리스크를 온전히 감당하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주의는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의 룰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첫번째로 비대칭적 보조금과 무한동력(무차별적 금융 지원)을 들 수 있는데, 중국 정부는 BYD, CATL 등 자국 자동차 기업들에게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국유은행을 통한 무제한에 가까운 초저리 대출과 토지 무상 제공, R&D 비용 보조 등을 제공했다. 실패해도 두려울 것이 없으니, 일반적인 자본주의 기업에서라면 파산했을 수준의 치킨게임을 수년간 지속하며 전 세계 공급망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주주 자본주의에서는 분기별 실적과 주주 환원(배당, 자사주 매입 등)에 목을 매고 있지만, 중국의 국유/국가 지원 기업들은 10, 20년 뒤의 시장 장악을 목표로 계획 경제식 장기 투자를 감행했다. 이를 통해 당장의 적자를 감내할 수 있었고, 시장 점유율을 쓸어 담는 중국식 헐값 공세(Dumping)’ 에 서구 기업들은 단기 실적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체제를 통한 초고속 의사 결정과 인프라 수직계열화가 세번째 비결인데, 배터리 원자재(리튬, 코발트, 니켈 등) 채굴에서부터 제련, 셀 제조, 완성차 조립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국가 주도로 수직계열화 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환경 영향 평가 및 이익 집단 간 갈등으로 수년씩 걸리고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인프라 구축을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답게 국가의 명령 한마디로 초고속으로 해결해 버렸다.

 

, 개인 전술로 싸우는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에게 국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업처럼 움직이는 중국 주식회사와의 싸움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드는 공산주의 국가의 자본주의 전략이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공정한 게임이 아닌 것이다.

 

 

 

레거시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을까?

기존 레거시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임금 구조와 느린 의사결정 체계를 가져 가혹한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을 넘어선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상태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너그룹이라 의사결정이 빨라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레거시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독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가치를 바꿨다. 그리고, 중국 자동차는 하드웨어(차체, 배터리) 제조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고 있는 지금, 레거시 업체들에게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UX) 는 압도적인 차별성을 제공해야만 한다.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용 OS 와 고도화 된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생태계를 선점해야만 고부가가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임금과 복잡한 노동조합 구조 혁신 역시 생존에 필요한 부분이다. 테슬라가 개척하고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흡수한 기가캐스팅(Gigacasting : 차체를 한번에 찍어내는 공법)’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가 필요하다. 공정 수를 극적으로 줄여 노동 집약적 구조를 기술 집약적 구조로 빠르게 전환해야만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아틀라스 로봇이 공정에 투입을 앞두고 있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다행이다.

 

 

이어서, 보급형 플랫폼이 필요한데, 포드는 최근 3만달러 이하의 소형 전기차와 픽업트럭 전용 플랫폼 개발을 위해 극비리에 스컹크 워크팀을 운영하고 있다. 레거시 업체들도 고가의 대형 SUV 위주의 라인업에서 대중적인 세그먼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저가 플랫폼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피할 수 없다면, 기술적 종속을 막기 위해 핵심 원자재 및 배터리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조인트 벤처(JV) 나 라이선스 방식을 통한 투트랙 전략이 생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은 자동차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자본주의가 낳은 세계화자유무역의 단물을 빨아먹을 공산주의 국가자본주의로, 자본주의의 본진을 공습하고 있다. 이제 기존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떤 차가 더 멋진가를 겨룰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생존에 유리한 고도로 효율화된 제조 체계를 가졌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무역 장벽이라는 온실에 안주하면 도태될 것이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패권을 갖고자 한다면, 위기를 이용한 혁신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택 기준은 이제 바뀌고 있다. 저렴해야 하며, 자율주행 같은 첨단 편의사양이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이 조건들을 만족하면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을 견제하려면 빌 포드 회장 같은 투트랙 전략과 함께, 견고한 생존 전략들을 세워야만 한다.

728x90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Copyright © 'RGB STANCE' All Rights Reserved